[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민주당 후보 경선에 개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의 측근과 부인 등이 무더기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다수의 전·현직 공무원이 가담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는데요,
송 전 지사가 결국 출마하지 못해 실제 선거에는 영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23) 오후, 전주지방법원.
송하진 전 전북도지사의 부인 오경진 씨가 법정 안으로 들어섭니다.
고성재 전 비서실장과 한근호 전 예산과장, 송창대 전 전북도 정책보좌관 등 송 전 지사의 측근들도 줄줄이 법원에 등장합니다.
민주당 도지사 후보 경선을 앞두고 경선 개입을 시도하다 적발돼 전·현직 공무원 등 무려 14명이 법정에 서게 된 겁니다.
[송창대 / 전 전라북도 정책보좌관]
"(징역형 구형받으셨잖아요? 어떻게 전망하고 계세요?) ... (혐의 인정 하시나요?) ..."
[한근호 / 전 전라북도 예산과장]
"(재판) 어떻게 전망하세요? 한말씀 해주세요. (...)"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4월,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된 전북자원봉사센터에서 천여 명의 당원명부가 쏟아져 나오면서 불거진 사건,
오 씨 등은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조직적으로 입당원서를 모집해 불법적으로 경선 운동을 벌여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오경진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송창대 전 보좌관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는 등 14명 중 9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들은 당원 모집 행위는 인정하지만 선거법 상 허용되는 '말로 하는 경선 운동'일 뿐이었고, 서로 공모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진술과 통화 녹취록 등을 종합하면 조직적으로 공모했다며, 허용되지 않는 당내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국민의 올바른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 선거 공정성을 해칠 위험성이 있는데다 다수의 전·현직 공무원이 가담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결국 송 전 지사가 출마하지 못해 실제 경선 결과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선고 뒤 1시간 가량 취재진 앞에 나서지 못하던 오 씨는 도민들께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경진 / 송하진 전 지사 부인]
"(이번 선고 좀 어떻게 보시는지?) ... 심려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오 씨는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검찰도 조만간 항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입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