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2020년에 신항만을 개항하겠다, 2022년에 신공항을 열어 스카우트를 성대해 맞이하겠다,
지난 2017년 잼버리 유치 경쟁 당시 전라북도가 쏟아낸 구호, 공약들입니다.
하지만 백서에 기록된 청사진과 달리 현실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어 허구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한데요,
역대 최악의 대회로 국제적 망신은 물론 감사원이 새만금 사업 전반을 재검토하는 역풍만 맞게 돼 대회 유치 과정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아제르바이젠 바쿠에서 개최가 확정된 새만금 세계잼버리,
당시 세계연맹을 설득하기 위해 전라북도가 만든 자료를 입수해 분석해 봤습니다.
새만금 신공항을 대회 전인 2022년까지 건설해 10분 만에 야영장에 갈 수 있다,
새만금 신항만도 2020년까지 완공해 스카우트가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8월 기온이 최고 36도까지 상승하는 폭염 대책으로는 덩굴터널 말고도 이미 나무 10만 그루를 키우고 있다며 숲을 조성하겠단 약속도 눈에 띕니다.
야영장이 모래재질의 흙으로 이뤄져 배수가 잘 되지만, 물이 쉽게 빠질 수 있도록 흙을 3-4개 층으로 더 쌓아 침수될 일이 없을 거라고 확신하기도 합니다.
야영장 안에 전기셔틀버스 이용을 위한 친환경 도로도 별도로 만들겠다고도 말합니다.
첨단 신도시 하나가 만들어질 것 같은 청사진이 제시됐지만, 어느 것 하나 현실화되지 않았습니다.
유치 성공의 비결로 항공권 제공과 참가비 할인, 무료초청, 야영장비 제공 공약이 한 몫했다며 퍼주기 물량 공세를 제안한 사실도 기록돼 있습니다.
도내 다른 지역이 후보지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왜 새만금을 부지로 선정하고 이렇게까지 대회 유치에 목을 맸을까?
실마리는 송하진 전 지사가 2018년 발행한 잼버리 유치결과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잼버리를 유치하게 된 이유로 '새만금 개발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했다, 국제공항 건설과 SOC 구축 등 새만금 내부 개발에 박차를 가할 명분이 필요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대회를 유치하면 SOC조기 구축 등을 통해 3조 6천 7백억 원의 경제효과를 볼 수 있다며 사실상 잼버리를 빌미로 새만금 개발사업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가 곳곳에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잼버리가 파국을 맞으면서 오히려 잼버리 개최로 인해 나머지 새만금 사업이 발목잡힌 꼴이 됐습니다.
[이원택 의원 / 당시 전라북도 대외협력국장]
"유치를 하기 위한 바람이나 염원이 이제 반영된 거고요. 또 그렇게 노력하겠다는 거지, 그게 필수적으로 뭐 그런 건 아니죠."
[박혜진 기자]
"온갖 허상으로 대회를 일단 유치하고 보자는 전라북도의 계획이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만큼 부지 선정과 유치 과정에 있어 전라북도가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