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여름철 하천 범람을 막기 위해서라며, 전주시가 전주천변의 260그루의 나무를 벌목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읍시에서도 추령천 인근 버드나무 수백 그루를 베어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읍시 산내면의 추령천 인근.
지름 30cm 가량의 버드나무가 잘려 그루터기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주변에서 이렇게 베어진 나무만 수백 그루.
잘려나간 잔해가 곳곳에 어지럽게 쌓여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자원을 어떻게 이렇게 베어내냐고. 너무나 아깝더라고, 이런 자원을 어떻게 얻어내냐고 단시일 내에. 속이 터져요."
정읍시는 1,700만 원가량을 들여 매죽교 앞 200~250m 구간 양측에 걸쳐 자생하던 200여 그루의 나무를 잘랐습니다.
[이주연 기자]
"수백 그루의 버드나무가 잘려 그루터기만 남은 정읍시 추령천변. 바로 옆에는 수려한 버드나무가 그대로 남아있는데요, 이곳부터는 순창군 관할 지역입니다."
정읍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는, 전주천변의 무차별 버드나무 벌목과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진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앞서 지난 3월 전주천에서도 260그루 가량의 버드나무 등을 벌목한 전주시는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고 잠정 중단한 바 있습니다.
[하승찬 / 정읍동학시정감시단 대표]
"하천 근처에 있는 것까지는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든지 이런 이유로 벨 수도 있는데, 안쪽에 있는 나무까지 벤다는 것은 솔직히 이해가 안 되는 거죠."
나무를 모두 베면 유속이 빨라져 오히려 자주 범람하는 옥정호 구절초테마공원의 주차장 부지가 더 크게 넘칠 수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정읍시는 홍수로 천변까지 물이 불어날 경우 유속의 흐름에 방해가 된다며, 하천 관리 차원에서 베어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유속을 방해했다는 증거는 특정 민원인이 보낸 사진 몇 장과 공무원의 현장 답사뿐.
하천 유속을 관리할 목적이라지만 정작 해당 구간이 이외 인접 구간의 나무들은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이정천 / 정읍시 하천관리팀장]
"(여기는 또 몇 그루가 남아있고 그래서 무슨 기준인가 궁금해가지고..) 그 기준은 없어요. 돈(예산)이 좀 모자랄 때가 있어요. 일부 구간만이라도 우선 좀 해놓고.."
무차별 벌목이라는 전주천의 사례가 수개월 만에 반복되는 상황, 생태계를 고려해 보다 정밀한 자연 하천 관리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