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북의 몇 안 되는 프로구단으로 도민의 사랑을 받은 KCC 농구단이 연고지 이전을 시사하고 나섰습니다.
50년 된 낡은 홈구장을 새로 짓겠다던 전주시가 8년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전주시가 현 경기장을 비워달라는 취지의 협의 요청까지 보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23년 동안 수차례 리그 우승을 석권하며 도민의 사랑을 받은 전주 KCC 프로 농구단,
허웅과 이승현, 라건아 등 스타 선수를 보유하며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홈구장인 전주실내체육관이 지은 지 50년 된 낡은 경기장으로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협소한 주차 공간과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관람석은 물론 안전 등급이 C등급을 받을 정도로 안전성에도 우려가 큽니다.
[전주 실내체육관 관계자]
"비 많이 왔잖아요. 그때 전선 같은 거, 케이블 선들 많잖아요. (빗물이) 타고 내려오더라고요. 많이 낡았어요."
지난 2016년 구단이 연고지 이전을 추진하자 전주 월드컵 경기장 부근에 체육관 신축을 약속했던 전주시,
올 연말까지 경기장을 완공하겠다며 지난해 기공식을 가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부지는 매입 절차만 진행됐을 뿐 나무와 풀이 무성하고, 시공사조차 선정되지 않아 완공이 3년이나 늦어질 전망, 갈등은 커지고 있습니다.
[전주시 관계자]
"규모가 크다 보니까 행정 절차나 실시설계, 절차가 상당히 많아요. 지연된 게 인위적으로 지연시킨 것은 아니고...."
심지어 전주시가 전북대와의 사업을 위해 올겨울 시즌을 끝으로 체육관을 비워달라고 협의를 요청하자 구단 측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전주시 측은 단순히 관련 협의를 요청한 것뿐이고 없던 일이 됐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갈등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입니다.
구단이 재차 연고지 이전을 시사하고 나선 겁니다.
구단 관계자는 "연고지 이전을 포함해 모든 걸 다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진행 상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다른 지자체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CC 구단 관계자]
"농구장 건립은 8년 전에 한 약속이에요. 아직 첫삽도 안 떴어요. 세상에 한 번 조사를 해보세요. 어느 프로구단한테 한 1,2년 동안 딴 데 가라고 얘기하는 지자체가 어디 있었는지요."
퓨처스리그는 물론 KBO리그까지 유치하겠다며 속도를 내는 야구장 건립과 비교되며 '전임 시장 지우기' 아니냐는 주장까지 대두되는 상황,
'산토끼'를 쫓다 '집토끼'까지 잃는 것은 아닌지 우려 속에,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모양새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