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새만금 세계잼버리가 파국으로 끝을 맺으면서 막대한 특혜를 제시하며 유치에 급급했던 6년 전 상황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항공편 무료 지원, 초청비 지원 등 선심성 공약으로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의 표를 긁어 모았던 건데요,
이런 퍼주기 예산 지출에, 결국 대회 시설이나 프로그램 준비까지 소홀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만금의 세계잼버리 유치가 확정된 것은 세계스카우트총회가 열렸던 지난 2017년 8월 아제르바이잔,
"코리아!"
당시 전 세계 168개 스카우트 회원국이 참여한 투표 결과,
경쟁국인 폴란드에 압도적인 쾌승을 거두면서 '아제르바이잔의 기적'이란 수식이 만들어졌습니다.
폴란드 쪽으로 팔이 굽는 유럽회원국이 40개인 반면, 우리가 힘을 빌릴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 회원국은 고작 26개에 불과한 절대적 열세를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송하진 / 전 전북도지사(지난 2017년 잼버리 유치당시)]
"이제 우리 새만금은 전라북도 새만금이 아니고 세계의 새만금이 됐습니다."
비결이 있었습니다.
유럽을 제외한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와 아랍국가 등 차기 개최국 선정에 캐스팅 보트를 쥔 이른바 '제3세계 표심'을 적극 공략한 겁니다.
실제 전라북도가 투표에 임박해 벌인 30여 차례 해외유치 활동도 이들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샤키라 나무테비 / 우간다(지난 2017년)]
"저는 이렇게 다양한 모험들을 할 수 있는 곳을 고대해왔습니다. 매우 놀랍고, 한국이 꼭 다음 잼버리를 유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들 제3세계가 새만금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배경은 무상 항공권 지원 같은 '퍼주기 약속'이 있었습니다.
'오퍼레이션-K'라는 이름의 프로젝트입니다.
나라당 10명 씩, 스카우트 한 명당 수백만 원의 항공료 부담을 덜어준다는 약속,
지난 2월 실행에 옮겨져 약 20억의 예산이 항공티켓 공짜 지원에 편성된 것이 사실입니다.
사업 문건을 보면, 전체 79개국에서 오는 청소년 스카우트와 성인스카우트 지도자 766명의 왕복항공권을 대신 끊어주는 내용.
이에 대해 잼버리대회 조직위원회는 "주머니 사정과 관계 없이 폭넓은 대회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조직위 내부에서까지 항공료뿐 아니라 참가비 등 부대 경비를 부담하면서 막대한 출혈이 있었고, 결국 시설과 프로그램 미비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잼버리 대회 관계자]
"히든카드로 던진 거에요. 그래서 아프리카 사람들이 다 찍은 거에요. 대원 수는 얼마 안 되지만 국가 숫자가 많으니까.."
1인당 GDP가 4만 달러가 넘는 중동 산유국 스카우트까지도 항공권을 지원한 새만금 세계잼버리,
수십억 공짜티켓으로 유치에만 열을 올린 뒤, 정작 대회 운영은 나 몰라라 하면서 국격마저 떨어뜨린 것이 새만금 세계잼버리가 남긴 교훈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김하늘
화면출처: 전라북도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