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기록적인 폭염에도 준비 부족으로 혼란에 빠진 새만금 세계 잼버리,
하지만 이 같은 문제들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숱한 경고에도 조직위원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다가 이제는 정부마저도 발을 빼는 모양새를 보여 책임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강동엽 기자입니다.
◀리포트▶
잼버리 개최 2년 남겨 놓은 지난 2021년,
당시에도 폭염이 큰 사회 문제가 되면서 전라북도 의회가 잼버리 폭염 피해 우려를 제기하며 예방 대책을 촉구합니다.
[성경찬 당시 전북도의원, 지난 2021년]
"그늘터널을 조성해서 폭염에 대비한다는 계획이지만 불볕더위, 찜통으로 묘사되는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환경을 극복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개최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예행 연습인 프레 잼버리 대회가 열리지 않자, 우려는 더 커졌습니다.
문제가 지적될까봐 사전 대회 개최를 회피하다간 대책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는 지적입니다.
[김정기 / 전북도의원, 2022년]
"작은 읍면에서 하는 행사도 그런 리허설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동선이나 그다음에 시설물이 체험장들이 (현재는) 거의 안 갖춰져 있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김제 부안 지역구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위기 상황을 경고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원택 / 의원, 지난해 10월 여가부 국정감사]
"세계 잼버리가 8월 첫째 주나 둘째 주 사이에 열립니다. 장마가 와서 배수가 안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보고 안 받으셨죠?"
지역 언론 역시 우려를 쏟아내며 안전 문제, 건강 대책을 촉구했지만 조직위와 스카우트 연맹은 곧 준비가 마무리된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공동조직위원장 5명에 여가부와 행안부, 문체부 등 현직 장관 3명이 포진했고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정부지원위원회까지 꾸렸던 대회,
하지만 우려가 현실로 바뀌자 정부마저도 말을 바꿔 지방정부에 책임을 돌리고 발을 빼는 모습입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지금까지는 지방정부가 주도하고 중앙정부는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서"
5년 전에 제정된 '관련 특별법'도 조직위원회의 책임을 명시하고 있지만 어느새 지방정부 대회로 포장되는 양상입니다.
대회를 1년 연기하자는 전라북도의 요구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김성주 / 민주당 의원]
"이미 정부 주도로 준비해온 것입니다. 잼버리 특별법을 만들어서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한 마당에서 전라북도에서 개최되니까 전라북도의 책임인 것처럼 떠넘긴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입니다."
줄이은 정부 인사들의 방문에도 불구하고 대회장 조성과 침수 대책, 폭염 대책 등 모든 것이 완비되지 못한 것이 현실,
대회가 상상도 못한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낯뜨거운 책임 공방만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강동엽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