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간 교사 임금체불과 진입로 소송 등 열악한 재정 상황을 드러내 온 전주예술고가 일반고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특목고에서 일반고로 바꿔 정부 보조금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인데요,

교사들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하는 부실한 사학을 세금으로 정상화시키는 것이 맞는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창익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예술고 교사와 학부모 수십 명이 특수목적고인 학교재단의 일반고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특목고인 예술고는 3년 전 중앙행정심판위 결정으로 법적으로는 일반고로 전환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배관진 / 성안나교육재단 사무국장]

"법적으로 특목고는 (보조금이)지원될 수가 없다 결국 일반고로 전환하면 지원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고 전환을 희망합니다." 

일반고로 바뀌면 인가 변경을 통해 교육부로부터 재정결함보조금, 즉 인건비와 운영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교사 월급이나 전기료 등 비용을 모두 정부 돈으로 해결이 가능해집니다.

지난 95년 설립인가를 특수목적고로 받은 전주예술고는 학교운영비를 전액 학교수입과 설립자 부담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교사 체불임금을 감당하지 못해 전 이사장이 형사 처벌을 받았고, 진입로 역시 토지 소유주와 장기 소송 중일만큼 학교 재정상황이 우려되는 곳입니다.

학교 측은 결국 일반고 전환을 계기로 재정적 여유를 얻어 돌파구를 찾자는 건데 이후가 더 걱정입니다.

일반고로 전환되면 전국단위 학생선발이 불가능해져 신입생이 줄 수 있고, 학생 1인당 8백만 원에 이르는 등록금 수익도 사라집니다.

또 일반고 전환의 목적인 재정결함보조금을 받으려면 인가 변경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 조건도 만만치 않습니다.

[황현실 / 전북교육청 사학담당]

"(인가)변경 신청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되는 부분은 아니고 관련 법령이나 규정을 다 검토해서 이뤄져야 하는 부분.." 

조건은 해당 사학이 수익용 기본재산의 80%를 학교 운영 경비로 부담해야 하고,

학교 회계 운영 수익의 50%를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교사 임금조차 제때 지급하지 못해 온 재단이 그만한 재정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송욱진 / 전교조 전북지부장]

"부실 사학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하는 것이 먼저고 학교의 재산권 분쟁이 휘말려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이 해소가 된 다음에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 목적이 학생들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더라도,

세금으로 학교를 정상화시켜 결국 이사장과 재단에 헌납하는 게 옳은 것 이냐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MBC뉴스 이창익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