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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콩' 심은 데 콩 안 나".. '전략작물'이 최대피해, 왜?
2023-07-19 4058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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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선포된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된 전북 김제시 죽산면은 대표적인 논콩 주산지로 장마피해가 극심한 곳입니다.


공교롭게 올해 정부가 쌀 생산량을 줄인다며, 논콩 농가에 지원금을 내걸고 나서 재배를 권장한 게, 되레 피해를 키운 꼴이 됐는데요.


결과적으로 파종시기가 장마와 겹치고, 물에도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달라진 기후여건에서 믿고 재배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적지 않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 김제시 죽산면의 논콩 경작지,


흙탕물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파리와 줄기는 말라 비틀어졌고, 뿌리 부분까지 검게 썩어가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장마에 지난 15일 200mm의 물폭탄까지, 한 해 농사를 망칠 지경입니다.


[표필종/ 김제 죽산면 (논콩 농가)]

"배수 쪽에서 역류를 한 거예요 물이. 그리고 물 빠질 시기가 없었기 대문에 더 침수가 된 거죠.(쉴 틈 없이 비가 와서?) 네"


[조수영 기자]

"비교적 높은 지대에서 침수피해를 면한 논콩 줄기와 비교해보면 그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국의 논콩 침수 면적의 약 80%가 전라북도,


전북지역 재배면적 절반이 물에 잠긴 겁니다.


축구장으로 약 6,700개 규모가 직격탄을 맞은 건데, 대부분 올해 논콩 재배에 뛰어든 농가들입니다.


[조수영 기자]

"이곳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벼가 자라던 땅이었습니다."


국내 최대 논콩 주산지인 김제 지역에서만 1300헥타르가 논콩 지대로 탈바꿈 했습니다.


올해 작심하고 쌀 생산량 감축에 나선 농림축산식품부.


대체작물로 논콩을 키우면 1ha당 최대 250만 원을 '전략작물직불금'으로 내걸면서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표현중 / 전북 김제시 죽산면(논콩 농가)]

"전략작물직불금 영향이 가장 크고요. 벼보다 소득 면에서 콩이 월등히 낫습니다."


하지만 씨를 뿌리는 시기가 장마와 맞물린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정부도 알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촌진흥청이 올해 장마를 앞두고 발표한 보도자료,


논콩 씨를 뿌리고 사흘만 침수를 피하면 끄떡 없다는 식의 실험결과로 농가를 안심시켰지만, 이번 장마 앞에선 딴세상 이야기였습니다.


[표필종/ 김제 죽산면 (논콩 농가)]

"2~3일 내로 또 비가 한 일주일 잡히다 보니까 그때 또 침수가 되면.. 이것도 이제 뿌리썩음병이 발병해서 죽고 있는 거고.."


전북에서만 무려 9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돼 논콩 재배 단지들의 물빠짐 시설을 개선하고 있지만 이 역시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정부 말만 믿고 재배에 나선 농가로선 허탈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


농림축산식품부는 콩이 '제2의 식량'으로 자급률을 높여야 하는 전략작물이라며, 농가 의견을 수렴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

그래픽: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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