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난달 익산 북부권에 내린 폭우로 출하를 앞둔 수박과 멜론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농어촌공사가 수문을 개방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농성을 하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강동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익산 북부의 비닐하우스 밀집 지역,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차 올랐고, 출하를 앞둔 수박은 흙탕물을 뒤집어 썼습니다.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내린 200밀리미터가 넘는 비에 잠겨 버렸기 때문입니다.
다시 찾은 침수 피해 현장,
하우스 안의 수박은 썩어 문드러져 있고, 농로 옆에는 수해를 입은 멜론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익산 용동면 일대 비닐하우스 410여 동, 27만여 제곱미터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며 대책을 호소합니다.
[김기태 / 농민]
"심정이 막 짠하죠 그리고 막 자식 잃은 것 같이 그렇게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가지고 눈물도 났어요"
농민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농어촌공사를 상대로 농성에 나섰습니다.
대조천의 물이 불어나면서 피해가 커졌는데 농어촌공사의 안일한 수문 관리가 원인이라는 주장입니다.
기존 배수장 외에도 용성3련 수문을 통해 하류지역을 지나는 화산배수장으로 빗물을 빼낼 수 있었지만, 적극적인 조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전평수 / 농민]
"전화를 해서 이 3련 수문을 제발 좀 열어달라 이 배수로가 2개 있는데 같이 분산시켜가지고 이쪽으로 좀 물 좀 빼달라고 사정사정 했습니다. 저 죽겠다고"
특히 과거에도 침수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어 연초부터 수문 개방 관련 논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외면했고, 사전 수위 조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시 기상상황은 어땠을까?
밤부터 서서히 내린 비로 익산 용동면은 지난 28일 벌써 69mm 강우량을 기록했습니다.
다음날 비는 더욱 거세져 시간당 최대 30mm에 가까운 장대비가 쏟아지며 새벽 6시 전에 이미 일 강우량이 100mm를 넘어섰습니다.
새벽 1시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고, 이후 호우 경보로 격상될 정도로 누가봐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김영재 / 익산시 농민회 회장]
"지금까지도 어떤 협의나 어떤 피해 보상 문제나 그리고 책임 문제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단 한발도 진전을 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 지금 처해 있습니다. "
반면 농어촌공사는 비상근무에 돌입해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수문 개방을 검토했지만, 하류 역시 물이 대조천 물을 뺄 수 없었고, 수위도 적정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반박합니다.
[신현달 /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장]
"(피해가 크기에 수문)개방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을 그때 당시에 했고 이런 피해가 난 데 대해서는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농어촌공사가 늑장대응에 대한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감사원 감사 청구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강동엽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