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 세계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축제인 아태마스터스대회,
160억 원의 예산을 쓰고도 별 성과가 없다는 논란이 거셉니다.
그간 전라북도는 8백억대 경제효과를 자신해 왔는데요.
알고 보니 짜맞추기나 다름 없어, 연이어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의 실상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라북도는 2019년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언급하며 제2회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대회를 유치했습니다.
[송하진 前 전북도지사(지난 2019년 유치당시)]
"도민 여러분과 함께 대회 성공을 위해서 열과 성의를 다해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실상은 달랐습니다.
저조한 참가에 수천 명에게 돈을 주고 대회 참가를 유도한 것이 사실,
공식 온라인몰 판매 실적은 고작 5만 원에 그쳐 왜 대회를 유치했냐는 논란만 커지고 있습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지난 8일, 도정질의)]
"행사가 과연 그 정도의 효과를 거두었는지에 관해서 면밀하게 검토하고.."
전라북도는 대회 추진 과정에서 당초 계획의 두 배가 넘는 165억 원의 예산을 쓰기도 했습니다.
낭비 아니냐는 지적에 전라북도는 그 이상의 경제효과를 방패막이 삼아 버텨왔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짜맞춰진 허상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회 유치단계에서 실시한 경제 타당성 조사결과입니다.
당시 외부기관에 연구를 의뢰한 결과, 약 890억 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860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예상된다고 발표한 전라북도,
어떻게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 산출에 관여한 연구진에게 직접 문의했더니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분석을 맡긴 전라북도의 부탁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써줬다는 겁니다.
말만 800억대일 뿐, 실제 기대되는 경제적 이익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입니다.
[A공단 연구원 / '아태마스터스 타당성 조사' 담당]
"사실은 학술적으로 불분명한 것들이 있어서.. (돈을) 쓰기만 하면 다 (파급효과로 계산)된다. 사실 저희는 안 쓰는데 그때 공무원분들이 그런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값비싼 교훈이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기 무섭게, 곧장 시선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또 다른 대규모 국제행사로 향하고 있습니다.
오는 8월, 전 세계에서 4만 명이 몰리는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투입되는 전체 예산은 처음 계획 때보다 2배 이상 불어나 1,000억 원을 돌파한 상황입니다.
이 과감한 예산집행에 자신감을 불어넣은 건 이번에도 '경제 타당성 조사' 였습니다.
전라북도가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해 발표한 잼버리의 경제적 기대효과는 무려 9조 원 안팎.
하지만 이 역시 허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주최 측 입맛대로 부풀렸을 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장밋빛 전망에 기대 연구가 추진됐기 때문입니다.
[전북연구원 관계자]
"잼버리를 하기 위해서 새만금 인프라나 그런 것들이 계획보다 앞당겨지는 경우가 있지 않냐.. 그러면 그 효과까지 포함해달라고 해서 조(兆) 단위까지 나온 거거든요. 실제로 앞당겨졌는지는 지금 확인하는 거고요."
겉보기에만 번지르르 한 대규모 국제대회의 허상을 냉정하게 짚어보고, 뒤늦게라도 내실을 닦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수진 / 전북도의원]
"치적 쌓기 위한 행정은 안 했으면 좋겠다. 그것으로 인해 도민들은 힘들어하고 있다. 그만한 세금을 도민들이 다 낸 것이거든요."
무엇보다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국제행사들인 만큼, 예상 기대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해 반면교사로 남기는 작업도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