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노동당국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은 세아베스틸이 1,500억 원을 투자하는 안전 대책 마련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액의 투자 계획이 최근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기업 대표들이 잇달아 실형을 선고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사후 약방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송치된 세아베스틸,
돌연 이달 초, 내년까지 1,500억 원을 투자해 안전관리시설 개선과 작업환경 개선에 나서겠다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
"안전 시설물 개선 쪽으로 50% 정도, 노후 장비 개선이 30% 정도, 어느 공장에서 불이 났는지 빨리 확인해 진화하는 시스템."
작업장 내에 신규로 보행로를 설치하고, 위험지역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작업자에게 알려주는 첨단 시스템 마련 등을 추진한다는 겁니다.
첨단 안전 시스템 마련에만 75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특수강을 만드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는 최근 1년 사이 4명의 노동자가 숨져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김철희 / 세아베스틸 대표이사(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모든 종사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무재해 사업장'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회사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망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지 5개월 만인 지난 3월 그러나 또다시 노동자 2명이 숨져 말 뿐인 재발 방지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졌습니다.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 세아베스틸에서 적발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건수는 총 592건에 달합니다.
시민사회단체는 세아베스틸의 이런 투자 선언을 두고 기업 대표들이 잇달아 구속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형식적인 제스처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지난 7일 인천항만공사 전 사장이 노동자 추락 사망 사고와 관련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앞서 지난 4월에도 한국제강 대표가 법정 구속된 바 있습니다.
[조성옥 대표 / 전북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대책을 발표한 것은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투자하는지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회사는 제대로 투자하지 않을 것."
형식적인 대책에 그치지 않도록 지자체와 시민 등이 참여한 검증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입장,
실제 충남 서산 대산공단의 경우 기업과 시민 등이 참여한 합동검증단에서 안전진단 현황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세아베스틸은 발표한 안전 대책을 두고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이며, 안전 대책 이행 여부는 추후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