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푸르다 못해 검푸른 섬'
전남 신안군 흑산면에 위치한 '흑산도'를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최서남단 섬이라는 수식보다 홍어로 더 유명한 곳이죠.
다른 지역보다 부드럽고 발효된 맛이 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자리를 위협 받고 있습니다.
이상기후 때문에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3~4년 전부터 서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홍어들의 서식지가 북상해버린 영향입니다.
이게 전북 군산 어민들에겐 횡재가 됐습니다.
군산 어청도 해역의 홍어 어획량 추이는 놀랍습니다.
지난 2020년 637톤에서 2021년 1,417톤으로 무려 두 배 넘게 상승한 건데요.
2021년 어청도의 홍어 위판량이 우리나라 전체 물량의 45%를 차지해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군산지역 홍어잡이 어선은 16척에 불과합니다.
원래는 대부분 다른 어종을 잡다가 쾌재를 부르게 된 셈입니다.
결국 흑산도 어민들의 불만을 샀습니다.
단순히 홍어를 군산 어청도한테 빼앗겼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홍어는 '총허용어획량(TAC, Total Allowable Catch)'제도가 적용돼 1년에 잡을 수 있는 상한선이 정해진 수산자원 관리 어종인데요.
흑산도가 있는 전남 신안군 해역은 연간 어획량이 590톤으로 제한되는 반면, 군산 어청도는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흑산도 어민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해 온 이유입니다.
결국 해양수산부는 다음 달부터 '홍어 총어획량 제도'를 서해 전역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군산 어청도 해역도 당연히 어획량 제한을 받게 되는 건데요.
작년까지 2년 연속으로 홍어를 1,000톤 넘게 잡았지만 이제 옛말이 된 겁니다.
홍어 잡이에 제약이 생겼지만, 공급이 줄어드는 만큼 어업인 소득에는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흑산도 홍어를 위협한 어청도 홍어,
이제는 균형 잡힌 운동장에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놓고 벌어질 '홍어전쟁'의 승자는 누가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