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체육시간에 머리를 십여 대 때렸고. 저는 그 행동을 막으려고 했는데 때렸다고 하고 모두 혼나게 됬(됐)습니다. 억울하고 화가 났습니다."
"그래도 선생님이 말씀하시니까 억울해도 참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도 몸을 치고 다니고 학교생활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남원의 한 초등학교 4학년인 A 양이 지난해 12월 같은 반 친구 B 양에게 맞았고, 괴롭힘을 당했다며 쓴 A4 용지 2쪽 분량의 편지 중 일부입니다.
A 양은 최근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도 편지의 내용과 같은 일관된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머리 같은 걸 맞았는데, 그때 제가 막을려고 했는데, 같이 때렸다고 해가지고 기분이 나빴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이렇게 알려져가지고. 때린 것 맞아요."
"머리를 주먹으로 쎄게하고 그것만 해도 열 번이 넘을거예요. 하지 말라고 했는데 계속했어요. 억울한데 참고 말았는데.."(경찰 조서 일부 내용)
인근 중학교에서 현직 교사로 재직 중인 A 양의 어머니는 B 양의 학교 폭력 의혹에 대해 담임 교사에게 지도 요청을 하는 선에서 마무리했습니다.
당시 저학년 학생을 상대로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어달라고 할 수 없었다는 게 A 양 어머니의 주장입니다.
일단락됐던 의혹은 뒤늦게 다시 불거졌습니다.
A 양의 어머니가 A 양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 C 씨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하면서입니다.
C 교사는 지난 4월 14일 학교에서 스케이트보드 강습 중에 쉬고 있던 A 양을 불러 어깨를 주물렀습니다.
그런데, A 양의 어깨에 선명한 멍 자국이 생겼습니다.
A 양 어깨에 멍든 자국 (사진출처 : A 양 부모 제공)
C 교사는 "어깨를 주물러 A 양의 어깨에 멍이 생겼다면, 사과해야 할 일이다"며 사실관계는 인정했습니다.
다만, "아동학대로 경찰에 수사를 받는 것은 교권 침해이고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론은 A 양과 A 양의 어머니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방향으로 쏠렸습니다.
그러나, 현직 교사인 A 양의 어머니는 "딸의 어깨에 멍 자국이 난 것은 간단히 넘어갈 일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 양이 쓴 편지와 경찰 진술에서 '자신을 괴롭힌다고 특정한 B 양'이 공교롭게도 C 교사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의혹과 무관치 않다는 A 양 어머니의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C 교사의 아동학대 의혹에 대해 전북교육인권센터와 지자체는 상반된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전북교육인권센터는 '혐의 없음'으로, 지자체 아동학대 전담팀은 아동학대가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C 교사는 전주MBC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사건과 이번 사건은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며 "보복성 신고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C 교사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전북교사노조 측은 C 교사의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선생님이 제자의 어깨를 주물러줬다고 아동학대로 신고당하셨다"며 "무고성 아동복지법 위반 피소와 끝까지 싸워서 승리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에 대해 A 양의 어머니는 "딸이 다른 교사에게 '보드 타다 넘어진 것보다 C 교사에게 맞은 곳이 더 아프다'고 했다"며 "딸이 '남의 눈을 피해 괴롭히는 건 엄마나 딸이 똑같다'며 학교 가기를 꺼리자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전주지검 남원지청은 지난 2일 남원경찰서로부터 C 교사의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