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4명이 지난해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는 노조의 주장이 나왔습니다.
모두 버스 도장업무를 맡고 있어 작업 환경 때문에 암에 걸린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는데요,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한 노동조합의 갈짓자 행보로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버스와 트럭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현대차 노조는 공장 노동자 4명이 지난해 악성림프종과 백혈병 등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나이대는 30대부터 50대, 연차 역시 8년 차부터 30년 차까지 다양했습니다.
공통점은 업무입니다.
4명 모두 전주공장에서 페인트에 신너를 섞어 차체에 칠하는 버스 도장업무를 해왔습니다.
노조가 작업장 시료를 채취해 관련기관에 의뢰한 결과, 혈액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벤젠이 검출됐습니다.
일터의 환경으로 인해 생긴 '직업성 암'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문길주 /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노안실장]
"발암물질이 얼마큼 함유 되니 유해 물질 사용하는 노동자들에게 충분히 설명 돼야 하는데 교육 미흡해."
현대자동차 측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입장 발표를 유보했습니다.
전주공장에서 집단 암발병 주장이 밖으로 드러난 것은 공장 설립 이후 처음이어서 지역사회의 우려는 큽니다.
하지만 실상을 밝히기는 쉽지 않습니다.
현행법상 노동자의 산재를 입증하기 위한 자료를 사업주가 제공해야 할 의무가 없어 직업성 암이 산재로 인정받는 것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직업성 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아 산재 신청을 주저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현재순 / 직업성 암 119 기획국장]
"숫자로 보면 연간 200명 정도, 암 같은 경우는 사회적 인식 자체도 너무 적어. 내가 걸린 암이 산업재해로 인정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
한편 산업재해 신청 당일인 오늘(30일), 5개월간 혈액암 노동자를 지원하던 노조 측이 회사와의 추가협상을 이유로 돌연 노동자들을 돌려 보내는 일이 발생해 의문은 커지고 있습니다.
[오두호 /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전주공장위원회 노안부장]
(노조에서 오라고 한 거 맞죠? 이것만 확인해 주세요.) "..."
취재진은 계속 연락을 시도했으나 노조는 공식 입장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