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태권도원을 무주에 유치하고 세계 태권도의 중심으로 육성하는 사업이 20년째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태권도연맹본부를 타 지역에게 빼앗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연맹본부 이전을 위한 의향 신청서도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성지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무주 백운산 기슭에 조성된 태권도원,
70만 평 부지에 2천 4백억 원의 예산으로 태권도진흥재단과 국제 기준의 경기장, 훈련·연수 시설이 조성됐습니다.
태권도의 성지로 만들겠다며 진흥재단뿐 아니라 그동안 국기원, 연맹본부 등을 유치하는 사업이 추진됐습니다.
하지만 '세계태권도연맹본부'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춘천시 관계자]
"WT(세계태권도연맹본부)쪽하고 계속 접촉을 했었죠. '이런 거(이전 계획)가 있을 거다'라는 정보를 알아들은 거고 그래서 (춘천시)체육과에서 작년 11월 말에 의향서를 제출한 걸로.."
태권도 회원국 212개국의 대회를 주관하는 연맹 본부 이전 지역으로 춘천이 선정된 겁니다.
김포시도 의향서를 제출했다는데 정작 무주군은 이전을 위한 의향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선옥 / 무주군 문화예술과장]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이런 이전에 관련된 내용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공모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하면 당연히 신청을 했을 겁니다."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 수준입니다.
국기원은 아직도 연수 업무를 보는 사무실만 옮겼을 뿐 전체 이전 사업은 지지부진합니다.
[박혜진 기자]
"태권도원이 지어진 지 10년 만에 태권도사관학교가 이곳 내부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데요. 하지만 아직 사전타당성 조사가 진행중으로 건물이 들어서기까지는 6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태권도 성지화'가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정훈 / 전북도의원(무주군)]
"국회, 도, 군 (유기체)체제가 아직은 모자라고, 도의 관심도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집행부와 상의해서 5월 9일 날 1차 미팅을 하는 걸로.."
무주가 전국 지자체들과의 경쟁을 뚫고 '태권도 조성 부지'에 선정된지 벌써 20년,
하지만 관련 기관 추가 유치가 불발되면서 허울만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혜진 입니다.
영상취재: 김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