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부 자금 272억 원으로 추진된 군산대의 해상풍력 연구가 도중에 중단돼 논란이 분분합니다.
군산대는 코로나19로 사업 추진이 늦어지고, 수백억대 발전기를 기증받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는 해명인데요,
학내에서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조달청 입찰이 번복되는 등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272억 군산대 해상풍력 연구 사업 초반인 2019년 1월 공고된 15억 짜리 '기초 조사와 지지구조 실시설계 용역'입니다.
연 매출 3천억 원의 '한국종합기술'이 조달청 입찰을 통해 기술과 금액 평가에서 1위로 선정돼 군산대와 계약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가 공개되자 군산대 해상풍력연구원이 돌연 재평가를 요청해 순위가 번복되고 결국 6개월가량 시간이 소요됩니다.
[조달청 해당 입찰 담당자]
"연구용역 같은 건 저희(조달청)가 평가 위원 인력이 없기 때문에 수요기관에서 평가 가능하거든요. 이건 군산대에서 직접 평가했던 거예요. (이런 (재평가) 경우가 많은가요?) 많지 않아요. 드물어요."
이장호 총장이 원장이던 군산대 해상풍력연구원이 직접 기술 평가를 해 놓고도 추후에 이의를 제기한 이례적인 상황,
'한국종합기술이 허위 실적을 의도적으로 제출해 평가를 방해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MBC취재 결과, 1순위 업체가 실제 허위실적을 제출한 사실이 없었음이 확인됐습니다.
조달청이 군산대에 보낸 반박 공문을 보면 한국종합기술이 제출한 실적자료는 위변조가 아니므로 허위실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한국종합기술 관계자]
"(낙찰업체가) 저희도 처음 보는 회사라 뭐 사실 의문스럽지만 (번복)했을 때 저희는 그래도 이의 제기를 한 거거든요. 처음엔 우리가 1등이었으니까. 재평가가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업체를 바꾸면서 당초 사업계획보다 실시 설계는 6개월, 지반조사는 1년 이상 지체됐습니다.
[박혜진 기자]
"이로 인해 다음 단계들이 줄줄이 지체돼 결국 사업 무산이 된 것 아니냐는 학내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장세명 / 군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지반조사, 실시설계 이런 부분들은 기초 공정인데 이것들이 전체적으로 지연되면서 도미노처럼 뒤 공정까지도 늦어져 결국은 현장에 (수중구조물) 설치를 못하게 된 거죠.“
평가를 번복하며 설계를 맡긴 업체는 이 총장의 다른 연구에도 참여한 바 있고,
이 총장이 한국풍력에너지학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부회장으로 임명되기도 해 명확한 사실 규명을 촉구하는 학내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군산대 재학생 / 음성변조]
"입장문이라든지 그런 걸 확실히 공개를 해놓든지 최소한 그런 거라도 공개를 했으면 좋겠다."
전라북도 풍력 산업을 선도하겠다던 군산대의 야심찬 도전은 국비 130억 원을 사용한 뒤 무산됐고 논란만 무성한 상황.
사업 지연과 무산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에 이제 대학이 답할 차례입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함대영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