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커 ▶
대리운전기사들은 콜을 빨리 잡기 위해 하나 이상의 중개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중개 업체마다 단체보험 가입을 요구하면서 보험료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불합리가 있는데요,
정부가 개선을 위해 보험 가입 여부 조회 서비스를 내놨지만, '불편하다'는 이유로 무용지물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밤마다 고객의 요청을 잡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대리기사 부부,
발 빠르게 고객을 잡기 위해 콜을 중개하는 업체 여러 곳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중으로 들어가는 보험료,
각각의 업체가 요구하는 단체보험에 가입해야 콜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대리운전기사]
"왜 꼭 굳이 두 개까지 해서, 먹고살려고 발버둥 치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보험료가 너무 부담도 되고 너무 부당한 것 같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업체에 각각 12만 원가량의 단체보험을 들다 보니 매월 25만 원, 1년이면 약 300만 원의 보험료가 나가는 겁니다.
사실 개인 보험 하나만 가입해도 대리운전 일이 가능해 기사들에게 이런 중복 가입은 오래된 숙제입니다.
현재 몇몇 중소 중개 업체 연합은 개인보험 또는 단체보험을 공유하는데 유연한 입장인 반면,
둘둘콜 등 이용이 많은 중개 업체 연합이 개인 보험을 일절 거부하면서 갈등이 빚어지는 겁니다.
[중개 업체 연합 관계자]
"단체 보험 들어야죠. 개인 보험들은 관리가 잘 안되는 게, 일단 만에 하나 손님들 차로 사고를 냈을 때는 기사가 (개인 보험을 해지해서) 책임을 못 질 때는 다 저희한테 구상권이 들어오는 거잖아요."
매일매일 일이 개시되고 종료되는 대리운전의 특성상 그날 그날의 개인보험 가입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다는 입장,
이러다 보니 지난 2021년 금융위원회 등이 실시간으로 개인보험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고, 1인당 매년 보험료가 100만 원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효과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업체 측에서 이제 계속 문제가 돼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대책도 만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조회를 할 수 있게 저희가 시스템을 구축해 준 거죠."
그런데 막상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권고에 그쳤고, 전국 대리운전기사 20만 명 가운데 개인보험에 가입하고 이 서비스에 등록한 사람은 2,700여 명뿐인 것이 현실입니다.
[중개 업체 연합 관계자]
"저희도 영업시간에 콜 받기도 힘들고 바쁜데, 저 기사가 보험을 뺐는지 안 뺐는지 확인해야 되고 이거 해야 되고 저거 해야 되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대리운전기사와 콜 중개 업체의 이해관계가 평행선을 긋는 데다 정부의 강제 수단도 없어, 복수의 보험을 드는 불합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