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오영환 의원실
소방관 출신 초선 국회의원이 본래 직업으로 돌아가겠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금배지를 한 번이라도 더 달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모습과는 결이 다른 이례적인 행보입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의정부갑)은 오늘(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고졸 출신인 오 의원은 2019년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소방교로 근무하던 중, 민주당의 영입제안을 받고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오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유년기에 살았던 의정부로 전략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그는 "10년 가까운 현장 소방관 경험에 비추어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정치에 투신했다"며 "이제 저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던 저의 사명, 제가 있던 곳이자 제가 있어야 할 곳인 국민의 곁을 지키는 소방관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 의원의 불출마 배경에는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잇따라 숨지면서, 무기력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 의원은 "지난해 3명의 소방관 순직과 영결식이 끝난 뒤,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발 늦은 현실에 절망했다"며 "지난달 또 한 명의 유골을 현충원에 묻으며 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는 한계를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정쟁 중심의 정치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습니다.
그는 "우리 정치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를 승패의 잣대로 삼으려 한다"며 "무너진 민생 경제와 국민의 고통 속 현 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는 것조차 방탄이라 매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오로지 진영 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에 바쁜,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며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설득·조정해 낼 정치적 역량을 제 안에서 결국 찾지 못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 새 정치, 변화에 대한 기대를 걸어준 정치 신인이기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임기가 끝나면 소방공무원 수험생 신분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