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살린 일화로 유명한 개가 학대를 당해 크게 다친 뒤 보신탕집에 넘겨져 목 매달려 죽은 사건과 관련, 피의자 3명 중 2명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을 잔인하게 죽여도 가벼운 처분을 받는 선례를 남긴 것이라며 검찰의 처분에 반발했습니다.

■치료비 부담에 보신탕집 넘겨 죽게해 

8일 전주지검 정읍지청에 따르면, A 씨(64)는 지난해 8월 24일 자신이 기르던 복순이를 보신탕 업주 B 씨(70)에게 공짜로 넘겼습니다.

복순이는 A 씨의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큰 소리로 짖어 주위에 도움을 청한 드라마 같은 일화로 마을에서는 유명했습니다.

이런 복순이를 A 씨가 보신탕집에 넘긴 이유는 동물병원에서 복순이의 치료비가 150만 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나서입니다

복순이는 전날 "내가 키우는 개를 물었다"며 동네 주민 C 씨(67)가 찌른 흉기에 코와 머리를 심하게 다친 상태였습니다.

A 씨는 장애수당과 노령수당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고, 남편은 뇌경색으로 투병 중이어서 치료비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B씨는 복순이를 보신탕으로 조리해 팔 생각으로, 복순이의 목을 노끈으로 묶은 뒤 나무에 매달아 숨지게 했습니다.

■"동물 죽이는 죄를 가볍게 보는 선례"

검찰은 최근 검찰시민위원회의 판단 등을 참고해 A 씨와 B 씨에 대해서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기소유예는 불기소 결정의 일종으로, 혐의는 인정되지만 정상 참작을 통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입니다. 

검찰은 A 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생활고를 겪고 있는 점을 참작했습니다. 

B 씨에 대해서는 복순이를 나무에 매달기는 했지만, 학대하지 않았고, 보신탕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점을 참작했습니다.

C 씨는 복순이를 흉기로 찌르고 학대한 혐의를 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 등을 경찰에 고발한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앞으로 잔인하게 목매달아 동물을 죽이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그 죄를 가볍게 다루는 선례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더욱이 B씨의 경우, 동물보호법을 위반해 지금도 보신탕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도 기소 유예 처분한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