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무명의 정치 신인에 불과했던 진보당 강성희 후보의 당선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변화'와 '개혁' 요구의 강도를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내년 총선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이제는 국회의원으로서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허현호 기자.
◀리포트▶
진보당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출마 선언 시점에서 강성희 후보의 당선을 예측하는 분석은 거의 전무했습니다.
하지만 서민 친화적 공약 발굴과 아울러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선명성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여론조사에서 '깜짝 선두'에 올라섰고 그 여세를 몰아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신기현 / 전북대 명예교수]
"아무래도 이제 민주당의 일방적인 독재에 대한 견제 심리도 있을 것이고, 또 전국적으로 특정 정당도 (국회에)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하는 그런 의미가 있겠죠."
특히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등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정의당의 모호한 태도는 유권자들에게 또 다른 대안정당의 원내 진출 필요성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임기는 내년 5월 말까지 1년 2개월 남짓인데 사실상 연말부터는 22대 총선 정국으로 접어들기 때문입니다.
지역 맹주 민주당은 경선 과정부터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이 자명하고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정운천 의원도 지역구 귀환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수많은 공약들이 다시 검증대에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강 당선인은 서민대출금리 인하 3법과 수소도시 완성을 위한 전주·완주 통합, 그리고 농협 중앙회 등 금융공기업 이전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강성희 / 당시 후보(지난 29일)]
"농협은행과 유통·제조·식품 등 농협중앙회를 통째로 옮겨오고, 한국투자공사 등 금융공기업을 유치하여 전북형 공공은행을 설립하겠습니다."
원내 국회의원 단 한 명의 소수정당이 불과 몇 달 만에 성과를 내기는 어렵지만, 제시했던 공약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반면 악조건 속에서도 의정 활동에 대한 열정과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기존 정치 세력과의 차별화를 통해 재선에 탄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강 당선인에게 주어진 1년 2개월의 임기는 스스로에게 위기이자 기회의 시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MBC.NEWS.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권회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