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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대 수백억 돈 잔치?"..이상한 풍력 연구
2023-03-14 3586
박혜진기자
  hjpark@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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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자금 1백30억 원을 탕진하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업이 있습니다.


말도라는 서해 먼바다 섬에 군산대가 추진했던 풍력발전 실증사업인데요.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 짜리 발전기를 무상임대받기로 했는데 기증이 무산되면서 돈만 쓰고 말았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군산항 부두 한켠을 잔뜩 차지한 건설 자재들,


풍력발전 설치에 필요한 수중지지구조물과 기상탑 등의 기자재입니다. 


군산항에서 30km나 떨어진 말도라는 섬 외곽에 발전기를 설치하겠다며 대학이 사들인 뒤 몇 년 째 보관중입니다.


[장세명 / 군산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 기간 안에 이게 완수되기 어렵다 이래서 전격적으로 중단을 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272억 원의 예산을 받아 2018년 착공하고 2022년에 완공한다는 사업, 


사업 4년 차인 2021년에 중단되면서 기자재만 2년 넘게 애물단지로 남은 겁니다.


이유는 풍력발전 실증사업의 핵심인 풍력발전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


군산대는 당초 효성중공업과 두산중공업으로부터 5.5MW급 발전기를 1기 씩 기증받기로 했다며 정부 예산을 받아냈지만,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에 발전기는 딴 곳으로 가버린 겁니다.


[두산중공업관계자 / 음성변조]

"(군산대의) 사업이 계속 지연이 됐어요. 일정이 늦어지고 그래서, 저희가 자체적으로 다른 곳에서 실증을 했어요."


[박혜진 기자]

"발전기에 필요한 1,100톤 짜리 수중지지구조물 입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해상에 있어야 하지만 연간 수천만 원의 보관료를 내며 항구에 방치돼 있습니다.


쓸모 없는 건설 자재 구입과 인건비 등에 130억의 예산만 써버린 셈입니다.


당시 연구책임교수로 현재 총장이 된 이장호 교수는 사업 진행이 늦어지다보니 빚어진 일이라는 해명입니다. 


[이장호 군산대총장 / 당시 연구 책임교수]

"코로나 상황에서 회의가 자유롭게 이뤄지지 못하고 연구원이나 기타 여러 가지 상대 협력하는 기관 사람들이 한 1~2주 격리가 들어가고.."


산자부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2021년 부랴부랴 사업을 중단시켰지만,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당초 대학이 맡기엔 무리한 사업이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풍력산업협회 관계자]

"대학교가 (발전기) 1기를 어렵죠. 그렇게 (예산이) 교부가 됐다는 게 이상한 거죠."


1기에 삼백 억 원을 호가하는 풍력발전기를 무상임대 형식으로 기증받는다는 계획,


정식 계약도 아닌 양해각서(MOU) 한장만 믿고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뒤 130억이 공중분해된 꼴입니다.  


일단 돈을 받아 쓰고 보자는 대학의 무리한 사업 추진이었는지, 정부기관이 속아준 건 지 뒷말이 무성합니다.  


MBC뉴스 박혜진 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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