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오는 2027년 전면적인 퇴출을 계획한 전국 재배면적 1위 신동진벼.
쌀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선 생산성이 뛰어난 신동진벼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건데요.
정부의 '다수확 품종' 퇴출 계획이 어떠한 이론적·정책적 근거도 갖추지 못했다는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종자 공급 계획입니다.
생산성이 좋다고 이름 붙은 이른바 '다수확 품종'의 보급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내용,
신동진과 새일미 등 2품종을 감축한다는 겁니다.
올해 신동진벼의 종자 공급량은 2,734톤, 이걸 내년에 반토막 내겠다는 계획이어서 사실상 3년 만에 완전 퇴출 수순을 밟게 될 전망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신동진은 원래 (공급) 안 하려고 했다가 26년까지 공급을 연착륙 시키기 위해서는 조금씩 조금씩 줄여나가야 하고.."
하지만 신동진벼가 퇴출 대상과 기준에 정말 부합하는 지 논란은 상당합니다.
정부가 감축 대상으로 정한 '다수확 품종'의 기준 생산량은 단위면적당 570kg.
이걸 넘으면 퇴출시킨다는 단순한 논리인데, 농업 연구 현장에서도 무엇을 근거로 이같은 기준이 만들어졌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농업관련 A연구기관 관계자]
"수급문제로 570kg로 하는 이유는 아마.. 잘 모르겠어요. 그 부분은 제가 할 이야기도 아니고요."
퇴출 계획을 밀어붙인 정부의 설명은 빈약합니다.
기준 생산량인 '570kg'가 어떻게 산출됐는지 근거 자료를 이제서야 찾고 있다는 궁색한 답변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용역이나 조사를 통해 기준점을 마련하잖아요?) 네. 그랬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그거(다수확 기준)을 결정한 자료를 지금 찾아보고 있습니다. (언제 만들어진 기준이에요?) 그걸 지금 찾아보고 있습니다."
정부가 말하는 다수확 품종 기준에 신동진이 한참 미달한다는 공식 실험결과도 있어 논란은 더 확산되는 양상,
최근 종자가 개발된 20여년 전과 다른 표준 재배법이 적용되면서 생산성 시험 결과에 차이가큽니다.
전라북도도 신동진벼가 현재 재배법에선 다수확 품종이 아니라며 퇴출을 막아보려 했지만, 정부 방침이 너무 확고했다는 설명.
[김관영 / 전북도지사(지난 9일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
"신동진벼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된 점은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다만 정부가 타시도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과거의 시험 결과를 토대로 퇴출된 품종이 다른 지역에도 다수 있어 신동진벼만 봐주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명확한 근거와 객관적 실험 없이 1등 품종에 대한 졸속 퇴출이 진행되면서 퇴출 이전에라도 생산성에 대한 재검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원택 / 국회의원]
"농촌진흥청이 정확하게 검증을 통해 데이터를 확정해야 할 것 같다는 말씀 드리고요. 이런 수량 데이터에 기반해서 신동진을 퇴출하겠다는 것은 기준 자체가 애매모호하고 잘못된 방식이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신동진벼가 다수확 품종에 해당하는지 검증하기 위한 시험에 나설 지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편집: 권회승
그래픽: 김하늘
화면출처: 전북도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