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역 사회의 거점 역할을 해온 버스터미널이 최근 줄줄이 문을 닫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용객이 갈수록 줄어들어 경영난이 심각하기 때문인데요, 농어촌뿐 아니라 도시로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민간이 하나둘 손을 떼면서 부담은 고스란히 지자체가 떠안을 처지입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0년 전만 해도 버스를 타는 승객과 상가 이용객으로 북적거렸던 김제 원평터미널,
하지만 지금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불 꺼진 대합실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 몇몇이 버스를 기다리며 외롭게 앉아 있을 뿐,
저출산과 고령화로 이용객이 줄어 돈은커녕 손실만 늘어나자 민간 사업자가 3년 전에 손을 뗀 겁니다.
[강재민 / 김제시 구월리]
"건물만 있으니까 흉물스럽다고 할까? 조금 마음도 안 좋고, 발전이 돼야 하는데 발전이 안 되고 점점 죽어가고.."
이런 일은 농촌의 작은 마을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원에 이어 올해는 익산까지 터미널이 잇따라 폐업을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박혜진 기자]
"시골뿐만 아니라 도시 지역 버스터미널도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이용객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도 영향을 받는 등 도민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상인 / 피해 상가(음성변조)]
"어떻게 제힘으로 할 수도 없지만 시에서나 이런 데서 지원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전라북도에서 버스 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은 지난 2018년 1,085만 명에서 지난해 690만 명으로 40%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이용객이 감소하자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져 도내 터미널 34곳 가운데 벌써 4곳이 폐업한 겁니다.
민간은 손을 뗐지만 교통 인프라 붕괴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지자체의 몫, 막대한 예산을 부담해야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김제시도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터미널 운영 재개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비 지원 없이는 예산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윤남기 / 김제시 교통행정과 팀장]
"건물 리모델링이나 신축할 경우에는 지자체 비용으로서 충당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국가에서 적극적인 국비지원, 지방비 지원이 꼭 필요한 실정입니다."
인구 절벽과 지역 소멸의 위기가 터미널 등 교통 인프라 붕괴로 표면화하는 상황,
민간의 철수한 터미널 운영은 결국 공공의 부담이 되고, 지역민의 납세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어 대책이 시급합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