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몸은 떠났어도 '고향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연간 500만 원까지 나고 자란 곳에 기부할 수 있는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죠.
초반이긴 하지만 단체장과 열혈 출향민을 중심으로 기부행렬이 이어지며, 기부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제도 정착을 위한 답례품 발굴 등 과제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농협은행 창구에 앉아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도내 13개 시·군에 고향사랑기부금 10만 원씩을 일일이 보냅니다.
부안에서도 고향에 마음을 전하겠다는 첫 번째 기부자가 나타났고, 김제와 고창, 장수, 무주 등에도 고향사랑 기부금 쾌척이 잇달았습니다.
지난 1일 시행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열기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고창군.
수도권에 사는 출향인이 500만 원을 기탁하는 등 모두 27명이나 동참하면서 900만 원이 넘게 모였습니다.
[전민중 / 고창군 미래전략팀장]
"농산물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고 또 바다를 가지고 있다보니까 수산물들이 다양하게 구비가 돼 있어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선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계속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서 상당히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김제에서는 상한액인 500만 원 기부자가 둘이나 나오면서 1천만 원을 넘어섰고, 장수와 무주도 기부자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한껏 고무됐습니다.
반면 아직 기부 행렬이라 부르기 어려운 지역도 있고 유치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며 기부 사례를 비공개 하는 지자체도 있어 대조된 모습입니다.
과제는 역시 지속가능성입니다.
고향사랑기부제의 모태인 '고향납세제'를 도입한 이웃나라 일본,
재작년 기부금이 우리 돈으로 8조 원을 돌파하며 제도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는데 지자체의 60%가 비결로 '충실한 답례품'을 꼽았습니다.
전북의 경우 현재 지자체별로 많게는 70가지에 이르는 다채로운 답례품을 준비한 곳이 있는 반면, 일부는 불과 6가지의 답례품을 제시해 준비 부족도 드러납니다.
출향민과 경제활동인구 통계 등을 두루 따졌을 때 전라북도는 고향기부제로 374억 원의 지방재정 유입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멸의 위기에 처한 지역을 되살린다는 근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자체마다 확보된 기부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활용 방안을 서둘러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