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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울 여력이 없어".. 일하던 식당에 딸 유기한 20대 베트남인 엄마
2022-12-21 4118
정자형기자
  jasmine@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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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하 2도까지 떨어진 그제 밤, 한 여성이 낳은 지 일주일 된 아이를 식당 앞에 두고 갔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베트남 국적의 유학생인데, 양육할 여력이 없어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하 2도까지 기온이 떨어지 그제 저녁 전북 전주시의 한 식당 앞.


검은 패딩점퍼를 입은 여성이 무언가를 가슴에 안은 채 택시에서 내립니다. 


여성은 한 손에 가방까지 들고 불 켜진 식당 앞으로 갔다가, 잠시 후 빈 손으로 되돌아 나왔습니다. 


8분쯤 뒤 밖으로 나온 식당 주인이 발견한 건 겉싸개에 쌓인 채 울고 있는 신생아였습니다. 


[김병균 / 식당 주인]

"고양이 울음소리가 몇 번을 들렸었거든요. 하도 이상해서 이제 나가봤는데, 현관문 쪽에 아기와 가방 두 개가 같이 놓여져 있어서."


식당 주인은 차가운 바닥에 놓인 아기와 아기 용품이 든 짐가방을 챙겨 황급히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어제 저녁 주거지에서 긴급 체포된 여성은 교환학생 신분으로 올해 초 한국에 온 20대 외국인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키울 능력이 안 되니깐요. (그래도) 아기 용품이랑 따뜻하게 감싸고. 아기를 잘 키워주기를 바랐겠죠. (아기를) 죽이려고 했으면 그렇게 안 했겠죠."


자신이 4개월 전부터 출산 직전까지 아르바이트하던 식당 앞에 아기를 두고 간 겁니다. 


[김병균 / 식당 주인]

"이제 10일까지인가 나오고 그만두고. 저한테 아기를 놓고 간 게 산후 5일째래요. 산후 5일째 놓고 갔다고 하더라고요."


여성은 같은 국적의 생부에게는 물론 주변에도 임실 사실을 숨겨왔고, 만삭이 돼서도 몸이 아플 뿐이라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식당 주인과 면회 자리에서는 아기를 두고 간 것을 후회하며, 자신이 끝까지 키우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기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데, 조만간 영아 보호시설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전주시 관계자]

"다행히 출산 5일 전에 유학생 보험을 가입 해놔서 의료보험 관련해서는 보호를 받을 수가 있게 됐고요."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더 조사한 뒤 여성에 대해 영아유기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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