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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장 식당에 '회식 몰아주기'.. "수천만 원 결제"
2022-12-05 2774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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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창군 체육회가 지난해 1년간 식당 한 곳에서만 80%의 식비를 결제했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었던 걸까요. 알고 보니 이 식당 주인, 고창군 체육회장이었습니다.


해당 체육회장은 이달 말 고창군 체육회장 선거에도 출마했는데요. 자신에 대한 음해라고 주장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창의 한 장어 전문 식당입니다.


고창군 체육회는 지난해 1년간 이 식당에서 전지훈련 명목으로 식비 1,400여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전체 회식 15차례 가운데 12차례, 전체 보조금 1800만 원의 81.6%를 이곳에서 결제한 겁니다.


최근 3년 동안 40여 차례 중 25차례 전지훈련 식사비를 이 식당에 지급했고 총액은 2,200여만 원에 달합니다.


모두 군에서 받은 보조금입니다.


그런데 이 식당, 고창군 체육회와 특수 관계입니다.


오교만 고창군 체육회장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곳입니다.


[식당 관계자]

"한 번씩 오시고 그렇다고 그렇게 많이는 안 오더라고요. (그런데 2천만 원 긁혔다는 건 결제만 하셨다는 거에요?) 아니 와서 드시긴 했죠. 했는데, 모르겠어요. 저는...."


고창군체육회는 또, 장어 3,300만 원어치를 이 식당에서 구입해 읍면 체육회장 등에게 명절 선물로 돌렸습니다.


선수 육성 등에 쓰여야 할 임원 회비로 회장의 식당에서 물건을 구입한 건데, 이 같은 사실은 모두 고창군의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오 회장은 식당 선정은 고창군 체육시설사업소에 위임했을 뿐이고, 명절 선물도 자신이 들인 돈이 더 많다며 이득을 취할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오교만 / 고창군체육회장]

"(체육회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지금까지 체육회 감사를 단 한 번도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걸 특별 감사를 해가지고, 제가 무슨 체육회를 말아먹은 양 그렇게 해가지고 보도자료를 내고 그렇게 해서...."


이 밖에도 고창군 체육회는 훈련비 보조금 8천6백여 만 원을 아무런 증빙 없이 종목별 대표자 등에게 지급하는 등 군 감사에서 적발된 사항만 10건에 달합니다.


이처럼 감사를 통해 체육회의 보조금 집행의 부정 사례를 무더기로 적발한 고창군 ..


하지만, 적발된 10건에 대해 고창군이 내린 조치는 그저 '시정'과 '주의' 조치뿐, 환수 금액은 고작 20만 원에 불과합니다.


[고창군 관계자]

"민선이기 때문에, 그리고 체육회라 저희들이 직접적으로 징계나, 뭐 그런 권한은 저희들한테 안 주어져 있잖아요. 만약에 한다 그러면 체육회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고...."


보조금 몰아주기 의혹에 솜방망이 처분까지 더해지면서,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며 도입된 민선 체육회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 진성민

그래픽 :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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