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역화폐가 일부 시민에게 편중된다는 지적 등이 잇달자 전주시가 연초에 1인당 연간 120만 원으로 발급 한도를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연말이 다 되는데도 예산이 남아돌자 돌연 구매 한도를 풀어버려 오락가락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돈 있는 사람 중심으로 지역화폐 혜택이 돌아간다는 사실만 확인한 셈입니다.
강동엽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시의 지역사랑상품권인 돼지카드, 발급 금액의 10%를 캐시백해줘 관심이 높습니다.
전주시는 연초 1인당 발급 한도를 월 30만 원, 연간 총액 120만 원으로 제한했습니다.
매월 발급과 동시에 경쟁이 치열해 서버가 마비되기도 하고, 돈 있는 사람이 쓸어간다는 지적에 골고루 나누자는 취지였습니다.
[전주 돼지카드 운영사]
"작년에 폭주를 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다보니) 사용자 제한 솔루션이라든지 서버를 확대해서 조치는 다 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주시는 돌연 지난 9월부터 1인당 한도를 월 100만 원까지 높였고 지난달에는 연간 한도 제한마저 없앴습니다.
당초 연간 2,40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었는데 지난 10월까지 3분의 2 정도 밖에 소진되지 않아 남은 829억 원의 상당액이 불용될 처지가 됐기 때문입니다.
지역화폐 발행 현황을 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는 월 한도인 200억 원 가량씩 소진됐지만, 이후에는 명절을 제외하면 100억 원 안팎으로 소진액이 급감했습니다.
5개월이나 월 발행 목표를 절반 정도 밖에 채우지 못한 것,
초기 4달 동안 돈 있는 사람들이 한도껏 받아간 뒤로는 시중에 제대로 돈이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만 확인된 것입니다.
한도가 풀린 11월 한달 동안 547억 원 어치가 다시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 결국 여윳돈이 있는 시민들만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박남미 / 전주시 민생경제과장]
"저희가 만 2년 정도 됐는데 (시민들의) 사용하는 그런 규모들을 좀 보는 기간이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내년부터는 확실하게 이 데이터들을 근거로 해서"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다는 전주사랑상품권이 제대로된 계획 없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강동엽입니다.
영상취재 : 정진우
그래픽 :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