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신이 가르치던 학원생에게 성적 접촉을 해 벌금형까지 선고받은 학원교사가 이후 다른 곳에서 버젓이 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에 취업을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자형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9년, 전주 시내의 학원에서 30대 강사 이 모씨가 수업 중 10대 여학생의 바지를 잡아당기고 다리의 일부를 만졌습니다.
경찰에 고소된 이 씨는 지난해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학생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의 성적 학대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을 경우, 학교나 학원 등 아동 관련 기관 운영과 취업이 형 확정일로부터 최대 10년까지 제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 씨에게 취업제한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범행이 일회성에 그쳐, 취업제한까지는 필요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러다보니 이 씨는 범행 두 달 뒤, 원래 학원 인근에 다른 학원을 열어 지금까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판에서 사실 확인서를 제출한 또다른 피해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취재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박00 / 피해 학생]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왔으면 손가락을 이렇게 집어 넣어본다던가. 저희가 겪은 것도 있고 어떤 사람인지 아니깐…"
피해 학생 측과 여성단체는 법원의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권지현 / 성폭력예방치료센터장]
"피해가 있었던 곳이 학원이라고 하는 공간이었고,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위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라고 하는 점이 불안이고 어려움…"
이에 대해 이 씨는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벌어진 일이고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확정판결에 따라 이미 벌금도 다 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 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