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군산의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특수학교를 찾지 못해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유일한 특수학교가 학생 포화상태로 대기자만 40여 명에 달하는데, 교육당국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애 학생들을 위한 군산의 유일한 특수학교인 명화학교.
건물 내부에는 가벽으로 만들어진 교실이 따닥따닥 붙어있습니다.
전체 33개 학급 중 절반을 넘는 20개 교실이 법적 기준치인 55제곱 미터에 미달합니다.
교실이 부족해 장애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직업 교육 등을 위한 실습실을 없애 교실을 만드는 형편입니다.
그나마 있는 실습실도 휠체어를 이용하기 불편할 정도로 협소한 상황, 댄스 수업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도 비좁은 교실에서 이뤄집니다.
[이정은 /군산 명화학교 교사]
"직업 교육실이 하나밖에 없다 보니까 이런 활동만 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다양한 교실들이 있으면 학생들이 직업을 고르고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텐데...."
한때 90여 명이 정원이었던 학교가 올해 185명까지 학생 수가 늘다 보니 포화 상태에 직면한 건데, 6학급을 증설했음에도 정원 초과로 빈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 수만 40여 명에 이릅니다.
아이를 맡아줄 곳을 찾아 일반 학교를 전전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장애 학생 부모]
"일반 아이들하고 수업할 때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있는 거거든요. 무슨 말인지도 잘 모르고... 조금이라도 자립할 수 있게 능력을 키워줬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고.."
특수학교 신설 요구에도 전라북도 교육청은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했었다고 말합니다.
[전라북도 교육청 관계자]
"교육감이 바뀌셔서 공약과 관련된 사항들을, 계획에 넣으려고 해요. 그다음에 확정이 되면 점차적으로 적합성, 타당성 검사를 통해서..."
수 년째 개선을 요구해오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모습에 학부모들은 참담한 마음뿐입니다.
[안소은 /명화학교 학부모 대표]
"지금 어머니들은 벽에다 얘기하는 것 같대요. "자리가 없어요. 이렇게 해볼게요." 하는데, 엄마들은 울며 불며 지금...."
1년 새 군산 지역에서만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무려 100여 명이 늘어난 상황, 교육 당국이 임시방편적인 처방만 내놓으며 근본적인 대책을 외면하고 있는 사이 학부모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