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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때문에 인력 못 맞춰"..원정 알바 알선 의혹
2022-05-23 3486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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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의 한 대학에서 어학연수 차 온 베트남 학생들이 대전의 택배업체에서 무자격 취업을 해온 정황이 드러났는데, 이 과정에서 학교가 일자리를 불법 알선하는가 하면 임금의 일부를 떼가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언론사 '뉴스앤조이'와 공동 취재한 허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른 저녁 기숙사 앞에 모인 20여 명의 학생들, 대전 번호판을 단 전세 버스가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 버스에 오릅니다.


1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대전의 한 택배 물류센터, 인원 점검을 마치자 익숙한 듯 컨베이어 벨트 사이에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들은 모두 베트남 출신 어학연수생들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0km가 넘는 물류센터를 왕복하며 원정 아르바이트를 해왔습니다.



[베트남 어학연수생]

"(누가 소개해 줬나요?) 학교에서요. 건강에 따라 주 2번씩 나가기도 하고, 안 나가기도 해요."



버스 기사는 몇 달째 하루 최대 40여 명의 학생들을 물류 센터로 실어 날랐다고 말합니다.



[버스 기사]

"계속하죠. 금요일 날 (아르바이트) 오면 토요일에 대학에 태워다 주고, 월요일 6시 30분에 대전으로 출발을 하는 거죠. 태우고..."



규정상 어학연수생은 한국어 점수를 충족하거나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취업이 허용되는 등 허가 조건이 까다롭지만 학교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어학연수생]

"(한국어 시험은 몇 급이에요?) 아직은 시험 안 봤어요."



[베트남 어학연수생]

"한국에 먼저 온 형들이 우선순위고, 사람이 부족하면 (입국 6개월 미만인) 우리를 불러요."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들을 눈감아 줬을 뿐 알선한 일은 없다고 잡아뗍니다.



[전주 00대 관계자]

"(알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걸 하지 말라고 강제할 수는 없어요. 우리 대학에서 가지 말라고 그것까지도 강제해버리면 다 도망가는데 그걸 그렇게 하면 되겠습니까."



하지만 취재진이 확보한 녹음 파일에는 일할 학생들이 빠지는 바람에 약속한 곳에 인력을 보내지 못했다며 화풀이하는 학교 관계자 음성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전주 00대 관계자]

"야 XX 같은 소리하지 마 이 XX야. 우리 학교에 연결하시는 분이 지난주부터 계속 인원을 못 맞췄대. 너희가 다른 데로 다 들고 가 가지고..."



심지어 자신들이 소개해 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모두 불법이라며 학생들을 협박하기까지 합니다.



[전주 00대 관계자]

"직업소개소 허가를 받은 업체에다가 지금 우리가 대행하게 했잖아. 너희들은 오늘부로 수갑 채워가지고 출입국 사무소로 내가 넘길 거야."



택배업체에서 인력사무소 측에 지급하는 금액은 일당 11만 원과 수수료 9천 원이지만, 이중 일정 금액을 학교에서 떼어갔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베트남 어학연수생]

"학교에 장학금 명목으로 5천 원씩 기부하게 된다. 학생들은 일을 할 때마다 5천 원을 잃는다. 학생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다."



학교 측은 모든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대학이 어학연수생을 상대로 불법 인력 알선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

-그래픽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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