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9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바다를 메운 새만금.
거대한 바다를 막는 벽을 세우는 데만 19년이 걸린 거대한 국토 프로젝트입니다.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100% 농업용지 확보라는 초기 계획도 바뀌어, 농지 면적은 30%로 줄었고,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수변 도시'도 건설될 예정입니다.
오늘(12일) 새만금에 새워질 첫 도시의 물막이 공사가 끝났습니다.
[스마트 도시를 꿈꾸는 바다 위의 도시]
'스마트 수변도시'는 새만금 복합개발용지 안 6.6제곱미터에 조성되는 인구 2만 5천 명 규모의 자족기능 갖춘 도시입니다.
2024년까지 1조 3천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은 지난 2017년 7월 국정과제로 반영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에너지 자립의 친환경도시, 도시 관리 과정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도시, 새만금호가 어우러진 수변도시를 지향하며, 인천 송도와 함께 서해안을 대표하는 해양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허허벌판 새만금에 정주 인구 2만 명 이상을 유치하려면 획기적인 '당근'이 필요할 텐데요, '국제 학교' 유치가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외국 대학 가기 위한 필수 코스? 국제학교란]
국제학교(international school)는 외국인 자녀들이나 현지 학교와는 다른 교육과정이 필요한 학생들이 주로 다니는 곳으로, 외국 본교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는 외국교육기관입니다.
외국인 학교와 다르게 해외 경험이 없는 내국인도 입학 가능하고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국내 교육과정과 동등하게 인정해줘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국제 학교를 중심으로 외국 대학을 가기 위한 필수 코스로 인식되면서 교육 경쟁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비싼 학비 덕에 '귀족 학교'로도 불리면서 재벌가나 연예인 자녀의 입학으로 유명세를 얻기도 하는데요,
최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한동훈 후보자 역시 자녀가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하는 국제학교에 다니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해당 학교는 송도에 있는 '채드윅국제학교'로 고등학교 과정 한 해 수업료는 4,400만 원 수준으로 자율형사립고나 외국어고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만금 유치전..설립 가능한가?]
교육 환경이 정주 여건에 필수 요건이라는 고민하에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는 국제학교 유치를 추진 중입니다.
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로 나선 김관영 전 의원도 국제학교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는데요,
현재 새만금 외에도 부산과 인천, 세종, 평택 등에서도 국제 학교 유치를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생활 여건 개선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국제학교는 비영리 외국 학교 법인이 세울 수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외국의 명망 있는 국제학교를 유치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일단 새만금은 유리한 고지에 섰습니다.
이번 정부가 새만금을 국제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하기로 공약한 만큼 설립 여건은 유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위는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통한 입주기업의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국제학교와 대형 의료기관 유치 등 정주여건을 개선해 새만금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유치에 성공한다 해도 승인권자인 교육감의 교육 철학에 따라 불허가 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권 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교육시민단체의 반발도 예상됩니다.
[국제학교 유치하면 송도, 제주처럼 될까?]
최근 전북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주·군산·익산 주민들의 타 도시 전출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교육 여건이 꼽히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을 감안할 때 경쟁력 있는 학교가 들어오면 도시에 사람 몰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해 못 할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국제학교가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고,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문제점도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