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세상에 수돗물과 전기, 가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마을이
도심 한복판에 버젓이 존재한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전주 인덕마을 얘기입니다.
도시화 과정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주소조차 없는 집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마을,
최근 행정 당국이 이곳을 양성화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범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각종 쓰레기가
골목 여기저기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손 보지 못한 건물은 낡고 낡아
곳곳이 무너졌고,
마을 실개천은 심하게 오염돼 있습니다.
상하수도와 도시가스, 전기시설, 화장실 등
기초적인 인프라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마치 난민촌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곳,
바로 전북대 인근의 인덕마을입니다.
마을 주민 백여 명은 대부분 칠팔십대 노인들,
기초연금과 공공일자리, 소규모 밭농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INT▶
박영택 / 전주 인덕마을 주민
갈수록 나이는 들고, 힘은 벅차고...
수도가 제일 문제인데,
공동수도에서 각자 집으로 따 써요.
인덕마을이 형성된 건 지난 1960년대 무렵,
도시화, 현대화 과정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하나둘 정착하면서 공동체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가장 기본적인 시민의 권리도 보장받을 수
없었습니다.
마을 부지가 국유지에 포함된 탓에
주민들이 일궈놓은 삶의 터전이
전부 무허가 시설로 분류됐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국유지를 점유한 대가로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통해 임대료를 받아갔지만,
정주환경을 개선시키려는 노력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수십 년이 흘러
마을은 늙고 병든 사람들만 남은
전주에서 가장 어두운 공간이 돼 버렸습니다.
◀INT▶
박선전 전주시의원
여기에 사는 주민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의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고요.
(행정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소조차 부여받지 못한 채
도심 한복판에서 유령 취급을 받아온 인덕마을,
최근 전주시가 이곳을 양성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CG]
마을 부지 만 5천 제곱미터를 사들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임대아파트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겁니다./
전주시의 대책에 한줄기 희망을 보고 있는
주민들,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꿈을
다시 꾸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범수입니다.
◀END▶